1980년 여름, 한 북한군 병사가 목숨을 걸고 비무장지대를 넘어온다. 아버지를 찾아 넘어온 그는 북측의 총격을 받고 기억상실증에 걸린 채 남한측 군에 붙잡힌다. 그후 남측에서는 청년의 아버지를 찾아주려는 시도를 벌인다. 이북에 고향을 둔 수많은 후보들 중에서 유전자 감별까지 거쳐 골라진 세 사람. 이 세 사람은 자신의 아들일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청년의 기억을 되살리려 애썼지만 별반 차도가 없자 실망하고 돌아선다. 그러나 이들 중 한우현은 끝까지 청년의 기억을 되돌리려고 뇌수술을 강행하고 결국 청년은 목숨까지 잃게 된다. 충격에 휩싸인 우현은 이북에 두고 온 아들과 아내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성을 잃고 군사 분계선 안으로 소리 없이 걸어 들어간다. 양측의 총격과 아우성 속에서도 아랑곳 없이 그는 그리운 사람들을 가슴에 그리며 홀로 걸어나간다. (임재원)